*德華滿發*
겸양지덕
「겸양이상의 미덕은 없다」는 말은 저의 스승님께서 내려주신 <스승님 팔훈> 중의 제 2 덕목입니다. 늘 엉덩이에 뿔나서 설쳐대는 저에게 ‘낮은 자세로 임하라’는 엄한 질책이지요. 겸양지덕(謙讓之德)이라는 ‘어진 길벗’님의 시가 있어 소개합니다.
「가난하여도 함께하면 외로운 줄 모르고/ 부자이여도 우쭐대면 홀로된 줄 모르고/ 글러보여도 어울리면 멀리하기 어렵고/ 옳다하여도 설쳐대면 찡그림 만 부르고/ 어리석어도 겸허하면 깨우칠 수 있지만/ 시건방지면 천재라도 깨우칠 날 아득해」
어떻습니까? 이 <겸양지덕>이라는 시가 시사(示唆)하는 바가 의미심장합니다.《논어(論語)》에서도 ‘늘 낮은 자세로 임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부달야자 질직이호의(夫達也者 質直而好義)/ 찰언이관색 려이하인(察言而觀色 慮以下人) ‘대저 통달한다 하는 것은, 질박하며 정직하고 의(義)를 좋아하며, 남의 말을 잘 살피고 타인의 얼굴빛을 잘 관찰하여 항상 사려 깊게 자기를 낮추는 사람이라야 가능한 것이다.’」
공자(孔子)는 “통달(通達)이란 바탕이 순수하고, 이치를 앞세우며, 상대의 이야기를 잘 가리고, 마음 가지 잘 살피며, 상대를 배려하고 자신을 낮추는 것이다. 그러면 통하지 않는 것이 없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원불교의 2대 종법사를 역임하신 정산(鼎山) 종사님의 법어(法語) <원리편>에 진급(進級)하는 사람과 강급(降級)하는 사람에 대한 법문(法門)이 있습니다.
『진급하는 사람은 인자하고 겸손하고 근실하며, 공(空)한 마음으로 굴기하심하고, 경외심(敬畏心)으로 남을 공경하며, 덕화(德化)로써 상하를 두루 포용하고, 공부와 사업을 쉬지 않는 사람이며. 강 급 하는 사람은 성질이 거칠고 공경심이 없으며, 시기하고 질투하며 자기의 욕심만 채우려 하고, 학식 재산 권세 기술 등 한 가지라도 능함이라도 있으면 상(相)을 내고 자만자족(自慢自足)하는 사람이니라.』
들길을 거닐 때 낮은 풀꽃 향기가 코끝을 간질이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우리의 가슴에도 아름다운 향기의 말들이 풀잎처럼 자라나서 남에게 가슴 따듯하게 해주는 향기의 말이 있습니다. 그리고 남에게 겸손해지는 말이 있습니다. 그건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당신과의 만남은 영광입니다.’ 이 말은 나를 낮추어도 당신을 우러러보는 아름다운 향기의 말이 아닌지요?
나의 몸과 마음을 단정히 하면 보는 사람의 마음도 산뜻해지듯 아름다운 향기의 말을 하면 듣는 사람도 자연스레 겸손해 집니다. 그래서 우리는 남의 생각이 잘못 되었다고 생각하기 전에 나의 생각이 이기적이지 않은가 되돌아보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나는 남에게 겸손한 행동을 하지 않고 남의 잘못만 탓하지 않았는지를 돌아보며, 삶의 향기 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미국의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은 그의 주변으로부터 황제등극(皇帝登極)을 권유받았지만 이를 단호히 거절했습니다. 그리고 헌법에 따른 8년 중임의 대통령임기를 마치고 퇴임했지요. 후임 대통령은 부통령으로 있던 ‘아담스’였습니다. 워싱턴이 퇴임한지 채 1년도 안 된 시점에서 신대륙에 대한 이권을 노린 프랑스가 군대를 동원해 무력도발을 일으켰습니다.
아담스 대통령은 이런 위급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할 전략가는 워싱턴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그를 찾아갔습니다. 여러 가지 의논 끝에 군사적 대응만이 최선의 방책이라고 판단한 워싱턴은 즉석에서 토벌군 사령관의 직무를 수락했습니다. 이때 아담스 대통령은 워싱턴의 계급 문제로 고심했습니다. 당시 육군참모총장의 계급이 중장이기 때문이었지요.
이 뜻을 간파한 워싱턴은 특별예우를 사양하고 중장 계급을 달기로 했습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현역으로 복귀한 워싱턴은 프랑스군을 토벌해 미국의 국기(國基)를 튼튼한 반석 위에 올려놓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명예를 생명보다 중히 여기는 참군인의 자긍심과 겸양지덕의 결과라 해야 할 것이 아닌지요?
자긍심은 스스로 긍지를 느끼는 마음입니다. 일국의 대통령을 역임한 사람이 참모총장 휘하에서 특수부대 지휘책임을 맡는다는 것, 이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국가의 존망(存亡)이 걸려 있는 위급상황에서는 계급이나 직책 따위가 아무런 고려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결연한 의지를 표명했던 워싱턴. 그는 확실히 겸양지덕의 위대한 지도자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 국민은 역사상 찬연히 빛나는 그의 업적과 겸양지덕의 인품을 기리기 위해 미국 독립 200주년을 맞는 날, 그에게 4성 장군인 육군대장의 계급을 추서했다고 합니다.
교만한 사람은 선심을 쓰고도 욕을 먹습니다. 그러나 겸양하는 사람은 돈이 없어도 무엇이든지 구할 수 있습니다. 겸양은 검(劍)보다 강합니다. 덕의 빛이 크나 겸양으로 덮지 아니하면 오래가지 않아 소멸됩니다. 모든 덕이 하늘에 오르는 사다리인데 겸양이 그 첫째 계단입니다. 이 첫째 계단에 오르면 그 다음에는 위로 올라가기가 쉬운 것이지요.
겸양을 독일말로 ‘Demut’ 즉 ‘힘’이란 의미라고 합니다, 겸양은 하늘나라에 보물창고를 발견하는 눈이요, 그 창고를 여는 열쇠입니다. 그런 사람은 칭찬을 받았을 때가 아니고 꾸지람을 들었을 때 겸양함을 잃지 않는 사람입니다. 겸양한 사람은 남을 비판하지 아니하며 또한 비판하는 소리도 듣기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마군이가 두려워 하는 것은 오직 겸양이요, 진리가 가장 미워하는 것은 교만입니다. 크고자 하는 사람은 세상에서 제일 작은 자가 되는 것입니다. 교만이 작은 마음이요. 겸손이 큰마음입니다. 사람이 교만하게 되는 것은 자기의 허물을 깨닫지 못할 정도로 어리석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좁고 더러운 마음에 지나지 않습니다. 세상에 무서운 것이 교만입니다.
우리는 항상 내 눈 속의 들보를 깨닫고, 진리와 사람 앞에 겸양한 생각과 태도를 가져야 큰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겸양 이상의 미덕은 없습니다. 제가 스스로 높은 체 하는 사람은 반드시 낮아지고, 항상 이기기로만 주장하는 사람은 반드시 지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 이 겸양지덕을 길러 진정한 대인이 되면 얼마나 좋을 까요!
단기 4348년, 불기 2559년, 서기 2015년, 원기 100년 5월 1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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