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화만발* 배려의 향기
*德華滿發*
배려의 향기
맹인 한 사람이 물동이를 이고 손에 등불을 든채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마주오던 사람이 물어보았습니다. “앞을 볼 수 없는데 등불을 왜 들고 다닙니까?” 맹인이 대답했습니다. “당신이 제게 부딪히지 않기 위해서지요. 이 등불은 내가 아닌 당신을 위한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바로 이런 것이 배려(配慮)가 아닌가요?
일본의 부모들은 자녀에게 어느 장소에서든 남에게 폐를 끼치는 행동을 하지 말라며 훈계합니다. 미국의 부모들은 자녀에게 남에게 양보 하라고 가르치지요. 그에 반해 한국의 부모들은 자녀에게 절대 남에게 지지 말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우리가 왜 배려와 겸손이 쉽게 자리를 잡지 못하는가를 알려주는 이야기 같아 여간 씁쓸한 것이 아니네요.
욕심은 부릴수록 더 부풀고/ 미움은 가질수록 더 거슬리며/ 원망은 보탤수록 더 분하고/ 아픔은 되씹을수록 더 아리며/ 괴로움은 느낄수록 더 깊어지고/ 집착은 할수록 더 질겨지는 것이니/ 부정적인 일들은 모두 지우는 게 좋습니다.
이런 부정적인 요소를 모두 지워버리고 나면 번거롭던 마음이 편안해지고, 마음이 편안해지면 사는 일이 언제나 즐겁습니다. 그래서「칭찬」은 해줄수록 더 잘하게 되고/「정」은 나눌수록 더 가까워지며/「사랑」은 베풀수록 더 애틋해지고/「몸」은 낮출수록 더 겸손해지며/「마음」은 비울수록 더 편안해지고/「행복」은 더 커지는 것이니, 바로 이런 것이 배려의 향기일 것입니다.
장님이 호롱불을 든 이유는 배려 때문입니다. 배려란 대상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배려란 자신의 행동이 상대의 마음에 향기를 맡게 히는 행위입니다. 그러나 생각만으로는 배려를 할 수 없습니다. 장님의 등불처럼 상대가 다치지 않았으면, 힘들어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없으면 배려의 향기는 나지 않습니다.
배려란 단순한 마음 씀씀이가 아니라 양보와 희생이 동반되는 정신영역 활동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떤 배려든 자신의 양보와 희생이 없으면 결코 배려라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또한 배려를 받은 사람은 감사라는 마음이 일어나야 향기가 됩니다. 배려를 권리로 생각하면 마음에 감사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반대로 배려를 한 사람은 뿌듯한 마음이 일어나야 향기가 되는 것이지요.
우리는 느끼지 못하지만 배려의 관점에서 인식하는 것은 자신의 내면을 살찌우는 적극적인 정신활동입니다. 우리가 장님이 호롱불을 든 사연에서 보듯이 단순한 사고를 미리 방지하려는 배려의 마음을 읽어 낼 수 있으면, 우리의 마음속에는 짙은 향기로 채워질 것입니다.
아주 사소한 것일지라도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모습은 늘 아름답습니다. 모임을 끝내고 방에서 나오다가 어느새 신발이 바로 신도록 가지런히 돌려진 것을 보면, 그 고마움과 은은한 배려의 향기를 그 무엇에 비길 수 있겠습니까? 이렇게 숨어서 묵묵히 배려의 향기를 풍기는 들꽃 같은 사람이 더 많아지면 이 세상도 그만큼 맑고 밝고 훈훈한 향기로 채워지지 않을까요?
이렇게 배려는 타인의 마음 여는 열쇠입니다. 남을 생각할 줄 아는 마음이 인격자가 갖춰야할 덕목의 하나입니다. 나보다는 남을 더 생각하고 양보하고 배려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어려운 만큼 배려야말로 인간관계를 원만하고 매끄럽게 이끌어주는 윤활유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려가 깊은 사람은 그만큼 매사에 신중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신뢰를 주기 때문에 사회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입장은 생각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일을 처리한다면 자연히 불평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배려도 하나의 예의입니다. 예의 바른 태도는 그 사람이 지닌 능력보다 더 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도 있습니다.
가식(假飾)은 금방 들통이 납니다. 진심으로 예의를 갖춰 사람들을 대한다면 사회적인 성공은 자연스럽게 따라 옵니다. 사회에서 요구하는 것은 학식이나 언변이 아니라 예의범절이 분명한 것을 바랄 것입니다. 예의는 상대에 대한 정중함과 상냥함에서 시작됩니다. 공손한 말투나 행동은 타인에 대한 감정을 드러내는 일종의 자기표현입니다.
물론 싫어하는 사람한테까지 공손하게 대하기란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사회는 또 다른 ‘내’가 모여서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자기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다 표현할 수는 없습니다. 때로는 자기의 감정을 다스리고 접어둘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하지요. 아름다운 모습은 아름다운 얼굴보다 낫고, 아름다운 행위는 훌륭한 예술품을 감상하는 것 이상으로 우리에게 감동을 줍니다.
‘앤 리처즈’는 처음으로 미국 텍사스 주 공직에 오른 여성입니다. 물론 그에 걸맞은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었지만 언제나 자신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 항상 자신이 무능력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며 살았습니다. 텍사스 주의 재무 담당으로 일하던 시절엔 그런 감정을 달래기 위해서 술을 시작했는데 술을 마시면 기분이 좋아지고 안 좋은 감정과 무력감이 모두 사라지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술을 더 많이 마셔야만 그런 상태에 오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자신에게 뭔가 문제가 있다고 느낄 무렵에는 너무도 심각한 사태가 되어서 의사도 손을 쓸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결국 앤은 스스로를 포기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친구가 자신을 집으로 초대했고 도착한 앤은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집에는 앤의 알코올 중독을 안타까워하던 사람들이 모두 모여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돌아가면서 앤에 대한 기대와 그간의 술로 인한 실수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고 그 모임 직후 앤은 치료를 받기 위해 곧장 비행기를 타고 요양원에 들어갔습니다. 자신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앤을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만들었고 재기 후에 앤은 사람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텍사스의 주지사로까지 오를 수 있었습니다.
비난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입니다. 그러나 배려는 쉽지 않습니다. 비난이 사람을 주눅 들게 하고 실패하는 것처럼 배려에도 사람을 소생시키고 힘을 주는 능력이 있습니다. 우리 배려를 선택함으로 사람들에게 좌절감 대신 용기를, 두려움 대신 사랑을 전하는 아름다운 배려의 향기를 뿜어내면 어떨 까요!
단기 4348년, 불기 2559년, 서기 2015년, 원기 100년 5월 15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다음카페 덕화만발(德華萬發)클릭→http://cafe.daum.net/duksan725】 《*덕화만발* 토 일요일 공휴일은 이메일 발송이 어려워 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