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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화만발* 위타위기 황금웃음웃음 김성관

金成官 황금웃음 2015. 1. 27. 07:49

덕화만발* 위타위기

 

 

*德華滿發*

 

위타위기(爲他爲己)

 

 

위타위기(爲他爲己)라는 말이 있습니다. 남을 위하는 일이 자기를 위하는 일이라는 뜻이지요. 프랑스와 영국의 백년 전쟁 때 '깔레' 시는 끝까지 영국에 저항하다 구원 군이 오지 않아 1347년 끝내 항복하게 됩니다. 영국 왕 에드워드3세는 누군가는 그 저항에 책임을 져야한다며 6명의 갈레시민이 목에 밧줄을 매고 영국군 진영으로 걸어와 처형당할 것을 요구합니다.

 

이때 깔레에서 제일부자인 ‘외스타슈드 생 피에르’가 선뜻 나섰습니다. 그러자 시장인 ‘장데르’가 나섰고, 이어 부자 상인인 ‘피에르 드 위쌍’이 나섰습니다. 게다가 ‘드 위쌍’의 아들마저 아버지의 위대한 정신을 따르겠다며 나서는 바람에 이에 감격한 시민 3명이 또 나타나 한명이 더 많은 7명이 되었습니다.

 

‘외스타슈드’는 제비를 뽑으면 인간인 이상 행운을 바라기 때문에 내일아침 처형장에 제일 늦게 나오는 사람을 빼자고 제의했지요. 다음날 아침 6명이 처형장에 모였을 때 ‘외스타슈드’가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상하게 생각한 시민들이 그의 집으로 달려갔을 때 외스타슈드는 이미 자살한 시체로 변해있었습니다.

 

처형을 자원한 7명 가운데 한사람이라도 살아남으면 순교자들의 사기가 떨어질 것을 우려하여 자신이 먼저 죽음을 택한 것입니다. 이에 영국왕비가 크게 감동하여 ‘에드워드 3세’에게 깔 레 시민에게 자비를 베풀 것을 애원하였습니다. 당시 왕비는 임신 중이었기 때문에 왕은 왕비의 소원을 받아들여 처형을 취소했습니다.

 

그 후 깔레는 ‘노블레스(귀족) 오블리주(의무)’ 라는 단어의 상징으로 등장했으며 몇 백 년이 지난 후 깔레시의 요청으로 로댕이 10년 작업 끝에 ‘깔레의 시민’이라는 조각상을 만들어 내게 된 것입니다. ‘노블리스 오블리주’ 는 이처럼 국방에서 비롯된 애국정신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입니다.

 

이 ‘노불레스 오불리주’는 다시 말하면 지도층의 의무는 무엇인가 하는 것입니다. 나라를 이끄는 지도층인사는 먼저 솔선수범하는 자세가 되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사회에서 부(富)를 축척(蓄拓)했으면, 다시 환원을 하는 부자가 되어야 존경받는다는 뜻이 있습니다.

 

얼마 전 ‘프리미엄조선’에 이런 기사가 나왔습니다. 중국에 판잣집 출신 억만장자에 대한 기사입니다. 장시성(江西省)의 한 작은 마을, 초라한 판잣집 72채가 전부인 이곳에 어느 날 불도저가 들이닥쳤습니다. 다닥다닥 붙어 있던 오두막들을 순식간에 밀어버렸지요. 그리고 그 자리에 18동 72가구의 고급 빌라를 지어 올렸습니다. 그리고 비포장 흙길엔 아스팔트를 깔았습니다.

 

‘슝수이화(熊水華 : 54세)라는 억만장자가 마을 전체를 사들인 뒤 재개발한 것입니다. 그리고는 이 고급 아파트에 농구코트, 당구대, 탁구대, 도서실까지 갖췄습니다. 이 빌라의 가구당 면적은 230㎡(약 70평)입니다. 판자촌을 헐고 고급 빌라 촌으로 바꾸는 데 들어간 비용은 한국 돈으로 약 70억 원 정도였습니다.

 

그럼 재개발로 벌어들인 돈은 얼마나 될까요? 또한 입주자들은 이 빌라를 얼마에 샀을까요? 놀라지 마십시오! 공짜로 살고 있는 것입니다. 평생 한 푼 내지 않아도 됩니다. 그 판자촌에서 태어나고 자란 ‘슝수이화’가 고향 주민 모두에게 그들 소유의 빌라를 한 채씩 지어준 것입니다.

 

어린 시절 헐벗고 굶주릴 때 자신들도 먹고 입을 것 없으면서 그와 그의 부모에게 나눠줬던 고향 사람들의 고마움을 잊지 못해서입니다. 지금은 돌아가시고 안 계시지만, 그가 돈 벌러 타지로 떠난 후에도 부모를 보살펴준 이웃들이 더없이 고마웠습니다. 그래서 수십 년 만에 그들과 그 자손들에게 은혜를 갚은 것입니다.

 

무일푼에서 거부가 된 억만장자 ‘슝’은 객지 생활을 하며 온갖 고생을 다하다가 맨 처음 건설업으로 돈을 벌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철강 교역에 발을 들이면서 재산을 모아 자수성가 억만장자가 되었지요. 슝은 “여유가 생겨 정신을 추스르고 보니 먼저 생각나는 것은 내 뿌리더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어린 나와 내 가족을 도와줬던 그 뿌리에 아직 살고 계신 분들께 어떻게 은혜를 갚을까 하다가 편안히 사실 수 있는 집을 지어 드리게 된 것”이라고 했습니다. 나이 든 주민과 소득이 낮은 사람들에겐 빌라 촌 공동 식당에서 삼시 세끼를 무료로 줍니다. 과거의 자신처럼 끔찍한 굶주림의 고통을 겪지 않고 살아가게 해주고 싶었던 것입니다.

 

마을 노인 치옹추(75)씨는 그의 부모를 기억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합니다. “마음씨 곱고 인정이 많았지요. 없는 살림에도 다른 사람들을 참 많이도 챙겨줬어요. 물려준 재산은 한 푼도 없었는데 아들이 그 부모의 선량함과 사려 깊음은 상속받은 모양입니다.”

 

어떻습니까? 이 중국판 ‘노불레스 오불리주’가요? 역시 중국 사람들은 통이 큰 가 봅니다. 어찌 한 마을을 통째로 지어 보은의 길을 갈 수가 있을까요? 작년 연말을 뜨겁게 달군 한국의 재벌들의 ‘슈퍼 갑 질’이 너무나도 부끄럽습니다. 더군다나 큰 죄를 짓고 형무소에 들어 앉은 우리나라 재벌들은 특사니 가석방이니 하고 다 풀어주려고 하고 있습니다. 진작 이 중국의 ‘슝수이화’ 같은 보은의 길을 갔더라면 그 누가 이들의 석방에 대해 왈가왈부 했겠습니까?

 

정치적 대표주자들과 재벌들이 시장에서 한 푼 두 푼 모아 이웃을 돕는 서민들보다 못한 반 노블레스 오블리제로 사회의 지탄을 받는 것을 보면 한심할 지경입니다. 그런데도 누군가 자신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다고 하면 보통 몇 가지 방법이 있다고 합니다. 첫째는, 그냥 자선단체 등에 기부하는 경우입니다. 둘째는, 대학교 등 공익재단에 기부하는 경우입니다. 째는, 공익재단을 만들어서 기부하는 경우이지요.

 

그러나 이런 희사(喜捨)에도 도(道)가 있는 것입니다. 불경에 삼륜청정(三輪淸淨)이란 말이 있습니다.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과 주는 것 등 이 세 가지가 공(空)하여야 참다운 희사가 되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세상을 위하여 물질이나 자녀나 자신을 바치되 오직 빈 마음으로 바치는 것이 참다운 희사가 되는 것임을 명심하면 좋겠습니다.

 

단기 4348년, 불기 2559년, 서기 2015년, 원기 100년 1월 22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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