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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화만발* 자비(慈悲)

金成官 황금웃음 2015. 1. 27. 07:39

덕화만발* 자비(慈悲)

 

 

*德華滿發*

 

자비(慈悲)

 

 

자비란 무엇일까요? 일체중생(一切衆生)을 크게 사랑하고 가엾게 여기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불교에서는 중생들에게 즐거움과 복을 주고, 고통과 괴로움을 없게 하는 것을 이름이지요. 기독교에서는 이를 긍휼(矜恤)이라고 표현하는 것 같네요. 여하간 두 낱말이 중생을 불쌍하고 가엾게 여겨서 도와준다는 뜻일 겁니다.

 

그런데 불교의 자비는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습니다. 그러니까 이 자비라는 말의 뜻을 정확히 알아야 우리가 진정한 자비를 펼칠 수 있으니까요. 자비는 자(慈)와 비(悲) 두 낱말의 합성어입니다. 자는 사랑하는 마음(愛念)을 가지고 중생에게 낙(樂)을 주는 것이요, 비는 불쌍히 여기는 마음(愍念)을 가지고 중생의 고(苦)를 없애주는 사랑입니다.

 

이 자비는 사랑과 연민의 뜻을 함께 포함한 것으로, 이기적인 탐욕을 벗어나고 넓은 마음으로 질투심과 분노의 마음을 극복할 때에만 발휘될 수 있는 것이지요. 즉, 이 자비는 철저한 무아사상(無我思想)을 바탕으로 중생에게 실제로 즐거움을 주고 중생의 고통을 제거하여 주며, 근본적으로 그 근심 걱정과 슬픔의 뿌리를 뽑아내어 주는 지극한 사랑을 말합니다.

 

이 자비에는 중생연(衆生緣) · 법연(法緣) · 무연(無緣)의 삼연자비(三緣慈悲)가 있습니다. 중생연자비는 친한 사람이나 친분이 없는 사람 모두를 친한 사람에게 하는 것과 똑같이 베푸는 자비를 말합니다. 이것은 범부 또는 도(道)에 뜻을 두면서도 아직 번뇌를 끊어버리지 못한 이가 일으키는 자비입니다.

 

법연자비는 일체의 법(法)이 5온(五蘊 : 색온(色蘊), 수온(受蘊), 상온(想蘊), 행온(行蘊), 식온(識蘊))의 거짓된 화합임을 알고, 대상과 마음의 본체가 공(空)한 줄을 깨달은 성자(聖者)들이 일으키는 자비입니다. 그리고 무연자비는 온갖 차별된 견해를 여의고 모든 법의 실상(實相)을 아는 부처에게만 있는 자비이지요. 이미 대상과 마음 등 모든 현상의 헛된 모습을 알 뿐만 아니라, 인연에 따라 동요됨이 없는 부처가 저절로 일체 중생에 대하여 고통을 없애고 낙을 주려는 힘이 있음을 말합니다.

 

이와 같이, 자비는 중생과 하나가 되는 마음에서 출발합니다. 그리고 나와 중생이 결코 둘이 아니라는 자타불이(自他不二)의 진리를 체득하고 중생과 한 몸이 되어 생활함으로써 모든 중생을 부처의 경지에 이르도록 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자비를 베풀면 어떤 공덕이 나타날까요? 미국 존스홉킨스 병원의 설립자인 하워드 켈리(Howard A. Kelly)라는 분이 있습니다. 켈리는 1858년 뉴저지의 캠던에서 설탕도매상인인 아버지와 청교도 목사의 딸인 어머니 사이에서 외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어릴 때부터 언어에 탁월한 능력을 보였고, 15살 때 대학에 입학할 정도로 천재적인 두뇌를 가진 사람이었지요.

 

그는 그 유명한 존스홉킨스 병원의 창립멤버로 30년 동안 창의적인 수술방법과 오줌보를 들여다보는 내시경인 방광경을 비롯한 많은 수술도구를 발명했고, 미국에서 처음으로 제왕절개수술에 성공했습니다. 미국에 코카인 마취를 도입했으며, 라듐을 이용한 동위원소치료를 미국에서 처음으로 시행하여 유럽에 비해 떨어졌던 산부인과 수준을 세계 제일의 수준으로 올려놓았습니다.

 

하워드 켈리는 집안이 넉넉했는데도 불구하고, 대학 등록금을 아버지에게 의존하지 않고 모두 아르바이트로 벌 정도로 모범생이었습니다. 1880년 늦봄 어느 날. 하워드 켈리는 자전거로 시골을 돌아다니며 방문 판매를 하며 학비를 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날따라 너무 물건이 팔리지 않았습니다. 배고픔에 지친 그에게 남아 있는 것은 동전 한 닢. 아무리 둘러보아도 주위에는 자기 물건을 팔아줄만한 집이 보이지 않고, 아주 초라한 시골집 한 채만 눈에 띄었습니다.

 

그는 밥이라도 얻어먹을 요량으로 그 집 문을 두드렸습니다. 한 젊고 아름다운 여성이 문을 열었는데 너무 긴장한 나머지 밥을 달라고 말하지 못하고, 물 한 컵만을 부탁하였습니다. 그녀는 켈리가 몹시 배고파 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큰 잔에다 우유를 가득 담아 건네주었습니다. 켈리는 우유를 다 마신 후에 그녀에게 얼마를 드려야 할 지 물으니 그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안 주셔도 돼요. 저희 어머니께서는, 늘 저에게 좋은 일을 하거든, 절대 대가를 바라지 말라고 하셨어요.” 그녀의 작은 자비는 켈리로 하여금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힘을 주었고, 또 사람에 대한 사랑과 자비의 마음을 더하게 했습니다. 이후 켈리는 더욱 열심히 노력해서 마침내 산부인과 의사가 되었고, 존스홉킨스 병원을 공동 창립하였습니다.

 

그런데 이야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십여 년이 지난 후 켈리에게 우유 한 잔을 건넨 그 착한 여인은 안타깝게도 뱃속에 큰 혹이 생기는 병을 얻게 되었고, 치료를 위해 하워드 켈리가 있는 병원에 오게 되었습니다. 켈리는 그녀가 자신의 병원에 입원한 사실을 알고는 모든 힘을 다하여 그녀를 살려내겠다고 결심하였고, 많은 시간과 노력 끝에 마침내 그녀를 살려내었습니다.

 

마침내 퇴원할 때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병을 치료한 그녀는 자신의 병이 치료된 것에 대한 기쁨보다 병원비 걱정이 더 컸습니다. 도대체 병원비가 얼마나 될까? 앞으로 평생을 벌어도 병원비를 값을 수나 있을까? 그런 걱정으로 그녀가 영수증을 열어 보자 그 영수증에 이런 글씨가 쓰여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당신의 치료비는 여러 해 전 우유 한 컵으로 모두 지불되었습니다.” 그 글 밑에는 하워드 켈리라는 서명이 있었습니다. 자비는 ‘함께 고통을 나눈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어려움 당한 사람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는 것은 종교인의 가장 중요한 정신이며, 불보살의 거룩한 덕목(德目)인 것입니다.

참 살기 힘든 세상입니다. 힘들고 어려운 세상일수록 더욱 함께 나누며 사는 것이 바로 자비심입니다. 이렇게 남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여기고 우유 한 컵의 자비를 베풀어도 말할 수 없는 공덕이 쌓여 절체절명의 위기를 당해 살아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요즈음 연이어 터지는 동반자살이 우리의 마음을 더욱 삭막하게 만듭니다. 이 삭막하고 잔인한 세상에 사람들의 마음에 맑고 밝고 훈훈한 덕화만발의 세상을 펼칠 수는 없을까요? 우리 함께 이 땅에 자비의 바람을 더욱 크게 일으키면 참 좋겠습니다.

 

단기 4348년, 서기 2015년, 불기 2559년, 원기 100년 1월 15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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