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德華滿發*
마음의 상처
누구나 세상을 살아가면서 마음의 상처를 받지 않을 수 없지요. 그럴 때마다 얼마나 괴로운지 견딜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그 마음의 상처를 그대로 두면 마음에 병을 얻어 결국 인생을 망치고 맙니다. 그러면 그 마음의 상처를 입지 않는 방법은 없을까요?
《보왕삼매론(寶王三昧論)》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저자는 명말(明末)의 고승인 지욱(智旭)이라고 하지요. 이와 달리 서문에는 원말명초(元末明初)의 이름난 선승인 묘협(妙叶)임이 명시되어 있다고 합니다. 어쨌든《보왕삼매론》은 수행과정에서 나타나는 마음의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10가지 지침을 담고 있는 글입니다.
첫째,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마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습니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병고(病苦)로써 양약(良藥)을 삼으라.” 하셨습니다.
둘째, 세상살이에 곤란 없기를 바라지 마라.
세상살이에 곤란이 없으면 업신여기는 마음과 사치한 마음이 생기기 쉽습니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근심과 곤란으로써 세상을 살아가라” 하셨습니다.
셋째, 공부하는 데 마음에 장애 없기를 바라지 마라.
마음에 장애가 없으면 배우는 것이 넘치게 됩니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장애 속에서 해탈을 얻으라” 하셨습니다.
넷째, 수행하는 데 마가 없기를 바라지 마라.
수행하는데 마(魔)가 없으면 서원(誓願)이 굳건해지지 못합니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모든 마군으로써 수행을 도와주는 벗을 삼으라.” 하셨습니다.
다섯째, 일을 꾀하되 쉽게 되기를 바라지 마라.
일이 쉽게 되면 뜻을 경솔한 데 두게 됩니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여러 겁(劫)을 겪어서 일을 성취하라”하셨습니다.
여섯째, 친구를 사귀되 내가 이롭기를 바라지 마라.
내가 이롭고자 하면 의리를 상하게 됩니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순결로써 사귐을 길게 하라” 하셨습니다.
일곱째,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 주기를 바라지 마라.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 주면 마음이 스스로 교만해 집니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내 뜻에 맞지 않는 사람들로써 원림(園林)을 삼으라” 하셨습니다.
여덟째, 공덕을 베풀되 과보를 바라지 마라.
과보(果報)를 바라면 도모하는 뜻을 가지게 됩니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덕 베푼 것을 끝으로 삼으라.”하셨습니다.
아홉째, 이익을 분에 넘치게 바라지 마라.
이익이 분에 넘치면 어리석은 마음이 생겨나기 쉽습니다. 그래서 성인 말씀하시되 “적은 이익으로 부자가 되라” 하셨습니다.
열째, 억울함을 당해서 밝히려고 하지 마라.
억울함을 밝히려하면 원망하는 마음을 돕게 됩니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억울함을 당하는 것으로 수행하는 문을 삼으라.” 하셨지요.
어떻습니까? 이 열 가지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면 우리는 마음의 상처를 입고 살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누구를 미워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괴롭히는 일입니다. 누군가에게 오물을 던지기 위해서는 내 손에 먼저 더러운 것을 묻혀야 합니다. 이와 같이 남을 미워하면 가장 먼저 내 마음이 상처를 입게 됩니다.
그러나 반대로 다른 사람이 나를 미워하는 것은 그 사람의 몫입니다. 증오는 결코 증오로 풀 수 없습니다. 증오를 버릴 때만이 증오가 풀립니다. 이것이 영원히 변치 않는 진리이지요. 원망하고 미워하는 동안 내 마음은 화탕지옥에 떨어집니다. 그러나 용서하면 내 마음은 자유이지요. 그러므로 용서는 원망하느라고 상처를 입고 있는 자신의 마음을 치료하는 길입니다. 그래서 원망생활을 감사생활로 돌려야 하는 것이지요.
원망생활을 감사생활로 돌리는 방법이 있습니다.
① 은혜를 발견하는 것입니다.
원망할 일이 있더라도 먼저 모든 은혜가 어디서 왔는지를 발견하는 것입니다.
② 참회기도를 하는 것입니다.
괴로운 일을 당할 때에는 진리 전에 사죄를 올리는 것입니다.
③ 나의 잘못을 찾는 것입니다.
상대방이 그렇게 한 것은 내가 잘못한 탓입니다. 그러므로 나를 일깨워준 스승이라고 생각하면 감사한 마음이 생기지요.
④ 상대방의 뜻을 헤아리는 것입니다.
나에게 뭔가 잘 하려고 했는데 잘못 전달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⑤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는 것입니다.
더 나쁘게 되지 않고 이 정도 된 것도 얼마나 다행인가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마음의 상처는 오래 두면 안 됩니다. 가능한 빨리 그 기분을 수습해야지요. 조금이라도 상한 마음이 오래 지속되는 것은 본인에게는 물론 주위 사람에게도 절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원한의 마음이나 상처 입은 마음은 스스로 치료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내 자신의 손해가 아닐 런지요!
단기 4348년, 불기 2559년, 서기 2015년, 원기 100년 12월 2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