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와 할아버지가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성묘하러 가는 길에 가파른 경사를 오르고 있었다．

할머니가 너무 힘드신지
애교 섞인 목소리로 할아버지에게

" 영감∼ 나 좀 업어줘  "


할아버지도 무지 힘들었지만
그래도 남자체면에 할 수 없이 업었다．

그런데 할머니가 얄밉게 묻는다.

" 무거워 ? "

그러자 할아버지가 담담한 목소리로,

" 그럼 무겁지

얼굴은 철판 된지 오래지, 머리는 돌이지,

간은 부었지. 그러니 많이 무겁지  "


그러다 할머니를 내려 놓고 둘이
한참을 같이 걷다가 너무 지친 할아버지가 말했다.

" 할멈, 나두 좀 업어줘 "


기가 막힌 할머니,
그래도 할 수 없이 할아버지를 업는다．

이 때 할아버지가 무겁냐고 물으면 자신이 했던
것처럼 똑같은 소릴 들을 것이 뻔하다고 생각해서
약 올리는 목소리로 이렇게 물었다.

" 그래도 생각보다 가볍지 ? "


그러자 할머니가 찬찬히
자상한 목소리로 입가에 미소까지 띄우며,

" 그럼 가볍지.

머리는 텅 비었지 
허파에 바람은 잔뜩 들어 갔지 

양심에 싸가지까지도 없지
그러니 너∼무 가볍지  "...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