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꿈이 머무는곳 전원주택

통나무집 구경하기

金成官 황금웃음 2012. 4. 2.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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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처음에 이 터를 보면서 무엇보다 ‘이 각도에서 보는 모습이 인상적 이어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걸 염두에 두면서 외부모습을 구상해왔죠.  

 

 

그때는 머릿속으로만 그리고 있었는데 막상 이런 모습이 현실로 드러나니 그 판단이

틀리지 않았구나 하는 안도의 숨이 쉬어집니다. 제가 예상했던 외양이 거의 95% 이상

실현되었다고 봅니다.

 

 

준공에 관련된 일등 여러 가지 사정으로 아직 소소한 마무리 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여기 저기 어수선하나 마냥 미룰 수 없기에 현 상태에서 우선 외부모습을 소개합니다.

내부모습 또한 살림이 몹시 어수선한 상태이므로 서울 집을 정리하고 이사한 시점에서

보여드릴 생각인데 이때 다시 한 번 정리된 외부사진을 몇 장 공개할 수 있겠지요.

 

 

‘통나무집의 유지 및 관리 2’를 준비하고 있는데 화두는 설계와 시공단계에서부터

‘지속가능’을 염두에 두고 필요한 사항을 반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중 하나로

원목구조(나무!)를 상시적인 습기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는 처마를 가능한대로 길게

빼서 집을 충분하게 덮어주는 배려가 필요하다는 지론인데 그동안 수없이 강조해왔고

이는 한옥의 처마를 연상하면 쉽게 수긍할 수 있는 평범한 진리입니다.

 

 

 

 

현실화된 집의 얼굴(Face) 또는 첫 인상(Impression)은 이런 모습입니다.

 

“집”에 대한 저의 생각은 카페에 올려놓은 많은 글을 통해 표현해 왔듯이 “소중한

‘가족의 삶을 담아내는 그릇’으로서 집이란? 심정적으로 편하고 환경적으로 쾌적하며

물리적으로 안전해야”할 뿐만 아니라 “보기에도 좋은” 즉 ‘조형미’도 빼 놓을 수

없는 매우 중요한 구성요소이지요. 그렇기에 저는 설계단계 뿐 아니라 시공과정에서도

‘어떻게 구조를 짤 것인가? 어떤 배치로 마감을 할 것인가?’끊임없이 고민한답니다.

 

 

그런 고민과 망설임 속에서 비대칭인 지붕구조를 결정하고 포치를 배치하고 발코니를

만들었으며 이 구조를 효율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집의 뒷면 일부를 제외하고는 전체에

흰색 핸디코트를 배열하는 선택을 했습니다. 박공처마 안 깊은 곳에 자리한 발코니...

 

간혹 지붕 밖으로 드러난 발코니를 보는데(지붕이 짧아) 그처럼 비와 햇볕에 노출되는

구조로 만들 경우 습기로 인한 훼손과 변색으로 발코니의 수명을 장담하기 어렵지요.

 

 

1층 데크에서 바라보는 진입로 출입구 전경.

 

 

집 뒷모습인 이 그림은 좌로부터 다용도실, 계단실, 외부 형 화장실과 보일러실.

‘본’살림이 아닌 ‘곁’살림이 어지러운 상태입니다.

 

 

 

구들방과 손님방이 있는 별채.

 

 

 

황토코트로 마감된 단정한 외양.

 

보통 인식은 작은집 혹은 별채에 대해 간단하게 생각하기 쉽지만 구조와 조건에 따라

‘백차천별’정도로 달라집니다. 이 별채의 경우 12평에 불과하지만 구들방을 만들고

따로 손님방 거기에다 별도로 각각 화장실, 현관까지 총 5개의 공간을 만들었으니

12평 원룸구조나 투 룸 구조로 만드는 경우와 비교하면 공정과 비용에서 큰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는데 예비건축주들은 이런 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작은 개울건너 숲 속에서 새 집을 바라봅니다.

 

한 집을 끝낼 즈음 저는 많은 피로를 느낍니다. 갈수록 익숙해 져서 쉬워야 하는데

오히려 갈수록 어렵다는 느낌이 들어 몇 가지 짐을 덜어야 할까? 공정별 아웃소싱을

적극적으로 늘려가야 할까? 하는 따위의 잡념으로 한동안 혼란스럽기까지 해요.

 

골조, 마감 등 분리시공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으로 원목골조작업만 주문하는 요구를

무시하고 있으나 사실 가장 편하기로는 골조작업만 하거나 목공작업까지 책임지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저는 집을 설계할 초기부터 완성된 그림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기

때문에 저와 다른 입장으로 마감작업을 하면 제가 기대하는 완성도와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지요. 그래서 완공까지 전 기간 동안 긴장을 풀지 못하는 겁니다.

 

               행복한집짓기: 우드맨